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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에(터키) 일주 9일 4-안탈리아

뭇새 2024. 10. 11. 12:01

튀르키에(터키) 일주 9일 4-안탈리아
 
2024. 9. 26. 목. 맑음
 
  여행 나흘째다. 7시에 비슷한 호텔 조식을 먹었다. 터키식 아침이라더니 조식에 벌집째 나온 천연 꿀과 카이막이 나와서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터키의 바게트빵에 발라 먹었다.

9시 출발이라 제일 여유 있게 호텔 정원을 잠시 산책하였다. 아침이라 섭씨 10도 정도로 제법 싸늘하게 느껴졌다. 기분 좋은 싸늘함 정도...
  정원의 나무들은 어느 새 가을빛을 띠고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와서 색깔은 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보인다. 정원에 핀 분홍꽃에 이끌려 가서 보니 목화꽃이다. 분홍 목화꽃이 핀 나무가 제법 크다. 그 옆에 분꽃도 피어 있었다.

목화
분꽃

  9시에 출발하여 안탈리아로 향하였다 거의 4시간에 걸린 안탈리아로 가는 길은 단조롭다. 야트막하고 단조로운 산들이 이어지고 석회암의 산들이 헐벗어 있다. 스페인과 모로코 비슷한 느낌이다. 안탈리아 가까이 가니 초록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였다. 날은 맑디 맑다.

  안탈리아는 터키 남서부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도시로 해변이 아름답고 자연경관이 뛰어나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완만한 산들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도시가 저 멀리 나타났다. 집들이 언덕 위에 늘어서 있는 것을 보니 바닷가 도시답다. 시내로 들어서자 빨간 트램도 지나가고, 5-6층 높이의 아파트들도 나타난다. 길가의 가로수도 남국냄새가 물씬 났다. 남부라 덥다고 하더니 내리자마자 열기가 훅 느껴졌다.

  안탈리아에 도착하여 맨 먼저 점심을 먹으러 해안절벽식당으로 갔다. 마리나 항구와 지중해를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절벽에 자리한 식당으로 지중해식 해산물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지중해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야외공간에 자리하고 앉았다.

점심메뉴는 농어구이, 농어는 잘 구워졌고 간도 적당하고 담백하여 맛있게 잘 먹었다.

지중해의 바다빛은 푸르디 푸르다. 맞은 편에 앉은 두 명의 연인이 만드는 풍경이 충분히 낭만적이고 이국적이다.

  하지만 에어컨 없이 나 앉은 바깥 공간은 바람이 없으니 점점 열기가 강해져 덥다. 자유여행이었더라면 더 여유롭게 이 지중해 풍경을 즐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점심을 먹은 후 로마시대 건축물 중의 하나인 하드리아누스 문과 구시가지를 들렀다.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Hadrianus : AD76~138)의 순행을 기념하여 AD 130년에 개선문 형태로 세워진 문이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로마제국 최전성기로 알려진 오현제의 세 번째 황제로 특히 건축에 관심이 많았고, 제국의 여러 지역을 순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문은 지금은 안탈리아의 고대 도시 성벽의 일부로 남아 안탈리아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3개의 아치형 통로로 되어 있으며, 문 양쪽에 탑이 있었으나,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다. 현재 이 문은 안탈리아 구시가지(칼레이치, Kaleiçi)의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걸어 들어가 하드리아누스 문 앞에 서니 문은 2천 년의 시간을 이겨내고 서  있느라 보수공사중이다. 대부분 나라의 구시가지는 나라마다 특색을 가진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 특색은 박제되어 있을 뿐 현재형이 아니어서 아쉽다. 물론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자유시간이 한 시간 정도 있어 대부분 상가들이 자리한 골목길을 여유 있게 거닐 수 있었다.

돌이 깔린 좁은 골목길의 한적함이 전형적인 유럽풍경이다. 그 골목길에 딱 어울리는 고양이들이 여유 있게 돌아다닌다.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번잡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구시가지 투어를 마치고 항구로 걸어 내려가 지중해 바다를 둘러보는 안탈리아 유람선 투어를 하였다.

  서구문명의 요람으로 불리는 지중해는 지브롤터 해협으로부터 터키의 이스켄데룬 만 해안까지 동서 길이는 약 4,000km이고, 발칸 반도 해안과 리비아 해안 사이의 남북 평균 길이는 약 800km에 이른다. 마르마라 해와 흑해를 포함해 면적이 296만 6,000㎢이고, 흑해를 제외하면 251만 1,215㎢이다. 지중해는 서단에서 가장 좁은 지점의 너비가 12.8km에 불과한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을 잇는다. 북동쪽으로 다르다넬스 해협(깊이 69m), 마르마라 해,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흑해와 이어지고, 남동쪽에서는 수에즈 운하로 홍해와 연결된다.

-Daum 백과에서 참조-

 
  학창 시절 세계사와 세계지리를 배울 때 들었던 그 지중해, 그 단어만 들어도 낯선 곳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찼던 그 바다를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게 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 바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바다풍경이지만 그 위에 덧입혀진 상상이 더 찬란한 것은 아닌지...유람선에 앉아서 내가 바라보고 있는 그 바다가 지중해라는 것, 지식으로서의 바다가 아니라 실제로서의 바다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가서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그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짙은 잉크빛 바다 위로 배가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바다 저 멀리 보이는 저 능선은 산인지, 섬인지 어디인지...망망대해가 아니라 수평선 사이로 몸체를 드러내고 이어진 능선이 풍경을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그 위에 윤슬이 반짝이고 그 윤슬 위에 배 한 척 떠 가니 딱 완벽하였다. 바다 위라 바람이 불어서 안탈리아의 30도 넘는 더위를 조금 덜어 주었다.

  배를 타러 항구로 내려올 땐 걸어서 왔는데 돌아갈 때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바다를 보면서 순식간에 올라갔다. 올라가니 그곳은 전망대였다. 마리나 항구에 정박된 요트들과 황토빛 지붕들의 집들이 절벽 위에 늘어 서 있고 지중해 바다가 이어지는 풍경이 눈길을 끌고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구시가지를 지나치다보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원통형 첨탑이 보인다. 이블리탑이란다.

이블리탑

13세기 셀주크투르크의 술탄이었던 알라에딘케이바트가 세운 이 탑은 모스크에 딸린 미나렛이었으나 지금은 사원은 없어지고 38m의 첨탑만 남아 도시를 내려다 보고 있다. 8개의 둥근 모서리를 가지고 있어 플루티드(Fluted) 탑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나오니 5시가 조금 넘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더블트리 바이힐튼에 도착하여 체크인 하니 6시, 저녁 식사가 7시라 서둘러 더위를 씻어내고 내려가 저녁 뷔페를 먹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음식은 어제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은 후 산책 삼아 나가보았으나 차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딱히 갈 곳이 없어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