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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사진의 극과 극/최현주

by 뭇새 2011. 3. 15.

 사진의 극과 극/최현주

카피라이터 최현주의 상상충전 사진읽기


국문과 출신의 카파라이터가 쓴 글이라는 점이 벌써 마음을 끈다. 문장에 있어서만은 초보에서 벗어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첫 문장 '어떤 책은 금방 읽히고, 어떤 책은 한 시간을 들고 있어도 한 페이지에서 빙빙 돈다.'라는 문장도 마음에 든다. 읽힌다는 말은 객관적 글쓰기의 기본 자질이어야 한다.


저자는 머리글의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열정적인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자신의 사진을 한 장의 외로운 이미지에서 작가적 상상력을 획득한 일련의 작품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지점을 발견하는 시초가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상상력이 확장되고 한 장의 외로운 이미지에서 작가적 상상력을 획득한 일련의 작품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사진 찍기 역시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진다. 조금 알면 더 많이 알고 싶어지고, 많이 알면 더 많이 모르는 것을 또 알게 된다. 만족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 같다. 그럴수록 포기하지 않고 사진을 찍거나, 책을 읽거나, 성찰을 하는 수밖에 길은 없다.


저자의 다음 글에도 나는 공감하였다.

"현대사진이 종종 불가해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사진이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매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이 애초에 불가시한 것을 보여주는 예술이라는 걸 인식한다면  사진가의 상상력과 사진 독자의 상상력이 화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p 9"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사진이 불가시한 것을 보여주는 예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생각하였다. 사진이라는 용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우리는 항상 사진이 현실의 모사인 것으로만 생각하게 되지만 결국 사진이란 작가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매체라는 면에서는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상상력이며 나아가 독자와의 공감대 형성일 것이다.

 

 


이 책의 목차는 이렇다. 좋은 책은 목차만 보면 그 맥락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책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정기간행물의 연재물인 경우 그 맥락을 처음부터 잡고 연재를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의 시간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짜- 웬디 맥머도, 필립 하메트

디지털과 아날로그-임상빈, 김수강

흐름과 멈춤-천경우, 이일우

25년이거나 단 25분이거나 - 엘리너 카루치, 리처드 레날디

일상적 순간과 결정적 순간 - 채승우, 송기원

전쟁과 평화 - 윤수연, 한금선


당신의 몸


모던 걸과 전통 걸 - 난다, 이상현

몸과 얼굴 - 정강, 정희승

성과 속 - 데비 한, 김준

곤충의 눈과 새의 눈 - 주도양, 김정현

정글과 동물원 - 다니엘 리, 김용완

모호한, 명료한 - 성지연, 장성은


마음의 온도

물과 불 - 주상연, 박하선

열정과 냉정 - 박형근. 최병관

상처와 치유 - 노순택, 이원철

뽀족한, 부드러운 - 김시연, 김두하

충만하거나 텅 비어 있거나 - 임안나, 이동엽


꿈 혹은 욕망


명품과 짝퉁 - 파야, 옥정호

매운 맛과 달콤한 맛 - 방명주, 구성연

독신으로 살거나 결혼하거나 - 백지순, 이선민

해체와 조립 - 강홍구, 디오니시오 곤살레스

꿈과 현실 - 정연두, 오상택


이야기 걸기


감추거나 드러내거나 - 기 부르뎅, 토드 하이도

평면화하기와 입체화하기 - 조르주 루스, 임택

시와 서사 - 이정진, 장보윤

드라마와 뉴스 - 원성원, 김아영

들여다보기와 내다보기 - 김인숙, 하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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