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출
전날 달이 밝았다.
내일 일출이 좋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할 만큼 좋은 달이다.
아침 출근시간을 당기면 일출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출근길을 바닷길로 잡고 연화리에 접어드니
의외로 바다 위에 구름층이 짙다.
하지만 구름층을 뚫고
해가 빼끔 얼굴을 내민다.
그 모습이 백제 미소를 담은 기와장처럼 보인다.
급히 차를 세우고
일출을 담는다.
해는 순식간에 구름층을 뚫고 올라와 버렸다.
아침 바닷가 마을은
분주하고
갈매기는 움직임 없이 작은 바위 위에
앉아 있다가 솟아오르기도 한다.
등대를 배경으로
일출을 담았다.
시간이 있었더라면 연화리 소나무를 배경으로
담을 수도 있었는데
연화리 소나무까지 왔을 때
이미 햇살이 너무 많이 퍼져 버렸다.
소나무 아래
한 명의 바지런한 진사가
사진을 찍고 있다.
연화리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은 찾을 수 없어도
바다를 향해 일편단심으로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와
해를 향해
비상하는
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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