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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적 시선으로

Andante Andante...

by 뭇새 2009. 11. 12.

죽령 옛길을 돌아나오는 길에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244번지 영주무섬을 들렀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물섬에서 ㄹ이 탈락된 말이다.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50가구 정도 되는 아늑한 마을이다.

문화재마을로 지정되어 한창 보수중이라 조금은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니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에 외나무 다리가 S로 놓여 있다.

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강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기 전 마을을 연결하던 다리로 예전 방식 그대로 놓여 있다. 통나무를 적당한 두께로 잘라 이어 놓은데다rk 일직선으로 놓지 않고 S자를 그리면서 놓은 것이 흰 모래사장과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풍경은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웠지만

빛이 좋지 않은 흐린 날이라 사진을 찍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마을에서 강가로 내려가 다리를 건넜다.

조심조심

안단테로 걸어야만 한다.

가문 탓에 물이 얕아서 빠져도

위험하지는 않지만

이 다리를 건널 때만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도록 만들어 준다.

 

 

 

다리를 건너 마을을 다시 보았다. 강둑을 따라서 가다보니

한 무리의 처자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역시 사람 없는 다리보다는

사람 있는 다리 풍경이 더 낫다.

 

마을로 되돌아갈 때는

신발을 벗어들고

바지를 걷고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걸었다.

10월 말이지만 물은 차지 않았다.

다리 위에 앉아서 발을 말렸다.

벗어둔 신발을 피사체로 다리를 찍어 보았다.

연하리 바닷가에서 본 신발 한 짝이 이런 시도를 해보게 만들었다.

 

 

 

느리게

느리게

때로 신발을 벗어두고

천천히

가문 강물처럼

흘러가는

한 나절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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