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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적 시선으로

서생포 왜성의 달

by 뭇새 2009. 2. 16.

서생포 왜성

 

날이 좋은 토요일

퇴근길을 바닷가로 잡는다.

바다빛깔이 고운 날은

송정터널을 지나 면 멀리 보이는

바닷가의 정자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구덕포까지 차를 몰고 가서 잠시 내린다.

구덕포의 갯가에서 굴을 따는 아주머니와

갯바위 낚시를 하는 아저씨들도 반짝이는 햇살 속에서

한가해 보이는 날이다.

 

송정을 지나고

연화리,,,

대변...

그리고 일광을 거쳐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어 드는 바닷가 마을들을

골고루 지나간다.

아직은 2차선으로 남아 있어

지나가는 버스를 따라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길가에 선 굽은 해송에게도 오랜만에

여유로운 눈길을 보내어 본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진하까지 가 버렸다.

진하 바닷가에 홀로 있는 명선도를 보면

그 섬에 굽은 소나무가 없었다면

얼마나 허전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나무가 자꾸 죽어간다니...

 

언젠가 강양항의 일출을 보리라

찾았던 날, 일출은 잠시 보고

물안개를 만나긴 했지만

카메라 조작을 잘못하는 바람에

나도 왜 이런 풍경을 만들었는지 모른 사진만 남긴 적이 있었다.

 

 

 

 

 

마침 일몰 시간이라

강양항을 둘러서

서생포 왜성을 올랐다.

울산광역시 문화재자료 8호인 서생포왜성에는 벚나무가 많아서

벚꽃 필 철이면 꼭 들르곤 하는 곳이다.

왜성으로 오르는 입구에 있는 화장실 앞 공간 외에는 주차할 곳이 없고

마을길이 너무 좁아서 낯선 여행객들이

쉬이 찾아오기는 어려운 곳이다.

 

위키백과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에 있는

일본

성곽

(

왜성

)이다.

임진왜란

가토 기요마사

에 의해 축조되었으며,

죽도왜성

부산왜성

,

울산왜성

과 봉화로 서로 연락하였다하여 봉화성(烽火城)이라고도 부른다. 이 왜성은 비록 일본이 축성했으나 후에 우리측에서도 사용했던 성으로, 남문 일부의 훼손을 제외한 다른 곳은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16세기말의 일본성곽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

 

등산로 초입에는 매화나무들이 있는데

조숙하게 일찍 핀 녀석들을 찾아보지만

봉오리들만 있을 뿐 아무도 피지 않았다.

아마도 일제히 피어서

향기를 낼 모양이다.

 

소나무재선충으로 죽은 나무들이 많아서

이제 왜성으로 오르는 길에는 소나무가 거의 없다.

중간 정도 오르니 성을 수리하는지

길을 넓히는지 공사중이다.

나무를 많이 베어 버리고 길마저 넓혀지니

예전의 한적함은 많이 죽어 버렸다.

 

내일이 보름이라

둥근 열나흘달이 벌써 나뭇가지 사이로 떴다.

동쪽으로 달을 떠서 서쪽으로 움직이고

해는 산등성이로 떨어지고 있다.

드넓게 펼쳐진 일몰풍경은 아니지만

능선으로 넘어가는 해가 나뭇가지에 걸린 풍경을

렌즈 속에 잡아 보았다.

 

해가 지자 날은 차가워졌다.

동양화의 한 폭을 기대하면서

벚나무에 걸린 달을 찍었다.

벚꽃이 하얗게 달빛에 비치는 봄날이면

이곳 풍경도 장관일 것 같다.

 

해가 지면

발동하는 것이 귀소본능인가 보다.

떠났던 일상으로

바삐 돌아오는 길

수평선 위로 작은 불빛이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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