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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습관 만들기

손씻기, 일상의 새로 고침

by 뭇새 2010. 11. 16.

 날이 많이 서늘해졌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무더웠던 여름도 언젠가는 지난 여름이 되어버린다. 계절의 무상함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계절이 무상하기에 새로운 계절에 적응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가을이 본격적으로 깊어지기 시작하니 작년 가을 신종플루로 전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일이 기억난다. 오래된 일처럼 느껴지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H1N1 인플루엔자 A로 명명한 신종플루는 2009년 3월  멕시코에서 발견되었으며 미국에서도 몇 주 후 발견되었. 우리 나라에서도 2009년 11월 3일 발표를 기준으로 하루 약 9천여 명이 감염되어  214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하였다. 특히 모탤런트의 아들이 신종플루로 사망하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일종의 공포분위기조차 조성되었다.

 

 

 학교는 날마다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제로 손을 씻고, 화장실마다 비누와 소독제를 갖다 놓도록 하였다. 그리고 거리에서 마스크를 하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기도 하였다.

 

 신종플루의 예방으로 가장 권장된 것이 손씻기이다. 1830은 하루에 8번, 30초 이상 손을 씻어라는 운동이다. 그전에는 화장실을 다녀와서 건성으로 손을 씻었는데 신종플루 덕분에 손을 아주 꼼꼼이 씻게 되었다. 범국민손씻기운동본부에서 권하는 손씻기 6단계에 따라 손을 씻다보면 사람의 손에 참으로 많은 것들이 묻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손씻기가 단순히 위생적인 면 외에도 심리적인 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심리학을 연구하는 스파이크 리는 자기 정당화와 손씻는 행동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실험은 3단계로 이뤄졌는데 먼저 연구팀은 실험 대상인 학생들에게 30장의 CD 중 10장을 고르도록 했다. 또 10장 중 CD 두 장을 다시 빼서 순위를 정하도록 했다.
 그후 연구팀은 CD를 치우고, 다시 실험 대상을 두 그룹으로 나눠 액체 비누의 품질을 시험해 달라고 했다. 이때 한 그룹은 직접 비누로 손을 씻어 성능을 시험해 달라고 한 반면, 다른 한 그룹은 액체 비누 병의 외관만 정밀하게 조사해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다시 CD를 가져와 순위를 정하도록 했다. 손을 씻지 않은 학생들은 원래 자신이 선택한 순위에 맞춰 다시 CD 순위를 정했다. 그러나 손을 씻은 학생들은 원래 자신이 선택한 CD 순위에 구애받지 않고 다시 자유롭게 CD 순위를 정했다.

 '손을 씻는다'는 표현은 과거의 잘못을 잊고 새로 시작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손 씻기'가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과거의 행동을 잊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을 씻음으로써 자기합리화의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이다. 손을 씻음으로써 과거의 자신이 한 행동이나 심리마저도 정돈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실내에서 생활을 많이 하는 계절이 왔다. 물이 차가워져서 손 씻기가 주저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손도 씻고, 버리고 싶은 주저함이나, 망설임, 실수 같은 것도 말끔히 털어낼 수 있는 손씻기를 통해서 일상의 '새로 고침'을 해 볼 일이다.  신종플루 예방은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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