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에(터키) 일주 9일 1-출발
2024. 9. 23. 월 맑음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 네 명 중 가장 젊은 한 명이 퇴직을 한 다음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한 끝에 결정된 곳이 이제는 튀르키에로 불리는 터키였다. 여행을 의논했던 봄에는 제법 멀게 느껴졌던 출발일이 무덥디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나니 어느 새 코 앞으로 다가왔다.
터키는 2022년 6월 1일부로 공식적인 국가명을 "튀르키예(Türkiye)"로 변경했다. "Turkey"라는 명칭 대신 자국어인 "Türkiye"로 불리기를 원했기 때문이라 한다. 영어권에서 "Turkey"라는 단어가 동물(칠면조)이나 다른 부정적인 의미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터키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결정을 내렸고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Türkiye"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겐 터키가 익숙하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짐을 싸는 것부터 시작이다. 공간을 이동하니 달라져야하는 것은 옷차림, 아무리 잘 준비했다 해도 가서 보면 언제나 필요한 것은 없고 불필요한 것만 가득한 여행가방 앞에서 난감해진다. 터키는 우리 나라 날씨와 비슷하다고 안내가 왔지만 올 여름 너무 더웠기에 시원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체감되지 않아서 옷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였고, 나중에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대충 짐가방을 꾸렸다.
여행 첫날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국내선을 타고 가서 다시 이스탄불 가는 비행기로 갈아 타야하기에 여유 있게 집에서 6시 50분에 나섰다. 태풍 지나고 난 뒤의 세상은 맑기 그지 없고 기온도 적당하다.
추석 명절 지나고 첫 월요일이라 밀릴 거라 예상했는데 다행히 8시 되기 전에 도착했다. 일찍 수속을 마치고 짐을 부쳤다. 짐은 곧장 이스탄불까지 간다고 하니 단출한 차림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인천 가는 국내선 비행기가 30분 정도 연착하여 11시 넘어서 개찰하는 바람에 인천에 도착하여 이스탄불 가는 게이트에 가니 곧 바로 탑승을 한다. 하지만 탑승한 다음 비행기는 1시간 정도를 지체한 다음 하늘로 올랐다. 가시거리가 좋아서 세상이 환하게 내려다 보인다.
한국 시간 13시 40분에 출발하여 이스탄불 시간 19시 40분 도착이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6시간이니 비행시간은 12시간이다. 오늘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30시간인 셈이다. 낮에 출발하는데 서쪽으로 가니 계속 낮이다.
두 번의 식사와 한 번의 간식으로 피자가 나왔다. 첫끼는 한식으로 묵사발과 돼지불고기 백반을 먹었다.
저녁은 다시 닭고기조림을 먹었다. 주는 밥을 먹고는 자려고 애써 보았지만 잠은 오지 않아 피곤한 눈을 비비고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줄리엣 비노쉬가 나오는 '프렌치 스프'와 한국영화 '도그 데이즈',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프렌치 스프'는 프랑스 요리가 계속 이어져서 나와 식사가 서비스될 때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음식냄새가 마치 영화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12시간의 지리한 비행 끝에 마침내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제일 크고 인천공항보다 4배 크다는 이 공항은 착륙하고도 한참을 이동하고서야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위도가 비슷하더니 날씨도 비슷하다. 전세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달려서 숙소인 바이윈덤 이스탄불 호텔에 체크인하였다. 날씨가 다르지 않으니 낯설다는 느낌이 덜 들었다. 하지만 시차는 잘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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