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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풍경/일광바다 산책

아침산책

by 뭇새 2020. 10. 15.

 

 

 

그런 일이 있다.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언제나 좋은 일

그런 일이 우리 삶에서 몇 가지나 될까. 하면 좋지만 하지 않아도 좋아서 편한 일들이 많다.

그런데 내게 아침산책은 언제나 좋은 일에 속한다.

가기 싫어서 가지 않게 되는 적은 거의 없다. 날이 좋지 않거나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가지 않을 따름이다.

 

가면서도 좋고 다녀오면 더 좋은 것이 일광바다 아침 산책이다.

집을 나서 일광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작은 개울 사이길로 해서 바닷가에 도착하기까지 30분 정도 걷는 동안 몸은 워밍업이 되어서 바닷가를 걸을 준비가 되어 버린다.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바닷물에 발을 담근다. 파도가 잔잔한 날이면 바다는 반갑다는 듯이 살랑거리면서 내 발등으로 손길을 내민다. 부드러운 모래, 조금 굵은 모래, 단단한 모래, 조금 빠져드는 모래들이 내 발가락과 발바닥과 마주하면서 인사를 하면서 걷는 시간 1시간 정도...

 

물살이 잔잔하고 작은 여 위에 새 한 마리나 두 마리가 그림처럼 서 있거나 그 주위에 아직 남은 아침햇살이 뿌려놓은 보석 같은 빛이 남아 있다면 사진 한 두어 장 정도 건질 수 있어서 더 좋다. 걷다보면 저절로 노래가 나온다. 파도소리 덕분에 잘 나오지 않는 성량이라도 마음껏은 아니더라도 노래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색소폰을 연습하는 남자 한 명, 골프를 가르치는 남녀, 든든한 장딴지를 내놓고 바지가 젖는 대로 물결 사이로 마구 걷는 중년 여자 한 명, 거의 매일 만나는 여자 노인 한 분...

그녀가 '어제는 안 보이길래 안 나오나 했는데 좀 늦게 나오는구나.' 하면서 아는 체를 한다.

 

변함없는 것은 역시 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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