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비가 오리라 하여 비 오기 전에 서둘러 일광바다로 산책을 나서보았다.
봄은 알게 모르게 와 버려서 길가의 매화는 이제 지천으로 피어서 제 향기를 마구 풀어놓았다.
바다는 바람은 없는데 파도는 제법 높다.
물이 많이 빠져서 걷기에 적당한 날이다.
물 빠져 다져진 모래를 걷는 기분은 걸어봐야 안다.
날이 흐려서 바다가 맑은 날만큼 초록을 띄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계절과는 확연히 다른 것은
물 속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바닷속 초록이들 덕분인가 싶다.
밀려나온 다시마, 파래, 톳 같은 해조류들이 바람 속에서 제 냄새를 묻혀 두어 갯내가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