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지음, 김영사
-다산치학 10강(綱) 50목(目) 200결(訣)-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이 2006년 12월 초였다. 어느 새 2년이 세월이 흘렀다. 좋은 책을 적당한 간격을 두고 다시 읽어야 하는데 그 간격이 조금 길었다. 그래도 600쪽이 넘는 책을 다시 읽었다는 후련함이 좋다. 책이란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 느낌이 다르다. 세 번째 읽으면 작가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까지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그 수준까지는 안 된다.
이 책의 맨 뒤를 보면 다산연보가 나온다. 다산은 1762년 영조 38년에 태어났다. 정조의 전폭적인 신뢰로 정조 24년 그의 나이 39세까지는 비교적 승승장구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1801년 순조 원년부터 그의 귀양살이가 시작된다. 이 귀양살이는 순조 18년 1818년까지 계속된다. 40세에 귀양을 가서 57세가 되어서야 마재의 본가로 돌아와 1836년 현종 2년 75세의 일기로 삶을 마감한다.
이 책은 그가 남긴 수많은 책들의 편찬과 집필과정을 10강 50목 200결로 나누어서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모든 작업과정을 철저하게 다산의 방식을 활용하고 적용했다고 말한다. 전체 목차를 세우고 갈래를 나눠 카드작업을 하고 원고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비슷비슷한 화제임에도 전체에 걸쳐 같은 지문을 중복 인용한 부분은 거의 없다고 서설에서 쓰고 있다. 읽다보면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는데 그것이 다산이 중요시한 것을 저자가 10가지, 50가지, 200가지로 나누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개의 강으로 나누고, 1강 아래에 5개의 목으로 나누고 다시 각 목 아래에 4개의 결을 두는 것에 저자가 지나치게 얽매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동백
그 200가지를 한꺼번 추려보면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껍질을 벗겨내라/문제를 도출하라/ 한 우물을 깊이 파라/뒤섞어 혼동말라
계통 있게 정리하라/미루어 알게 하라/ 체계를 유지하라/대답을 찾아가라
기초를 닦아라/신기함을 추구 말라/바탕을 갖추어라/역경을 딛고 서라
요령 있게 추구하라/바른 길을 따라가라/차례를 잊지말라 /번지수를 파악하라
꼼꼼히 따져보라/ 맥락을 연결하라/종합하고 정리하라/이치를 깃들여라
2강 정보를 조직하라
얼개를 구성하라/정보를 장악하라/범례대로 초록하라/규모를 드러내라
새롭게 만들어라/발상을 전환하라/성과를 점검하라/방법만 배워오라
가치를 논단하라/폭넓게 섭렵하라/문제를 파악하라/명석하게 판단하라
정곡을 찔러라/오성읗 활짝 열라/정리를 습관화하라/ 식견을 툭 틔워라
가치를 규정하라/ 경험을 누적하라/ 관찰하고 기록하라/ 갈래 잡아 정돈하라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저울질을 먼저 하라/네트워크를 형성하라/일관성을 확보하라/ 주견을 확립하라
생각을 붙들어라/의문을 천작하라/깨달음을 기록하라/ 손을 믿어라
오류를 파악하라/ 가설을 입증하라/ 명쾌하게 고증하라/ 맥락으로 수렴하라
몰두하고 침잠하라/ 문제에 몰입하라/ 쉼없이 탁마하라/ 석연하게 깨우쳐라
공부와 삶을 일치시켜라/ 허실을 간파하라/ 초점을 파악하라/ 행간을 읽어라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중간에 중단말라/따지고 추궁하라/ 토론하고 논란하라/ 가차없이 비판하라
쉽게 물러서지 말라/ 상대를 납득시켜라/ 쟁점을 입체화시켜라/문제점을 드러내라
비판할 뿐 칭찬말라/오류를 인정하라/권위에서 벗어나라/ 양보 없이 논쟁하라
근거에 입각하라/ 비방을 자제하라/ 버릴 것은 버려라/ 증거를 제시하라
5강 설득력을 강화하라
자료를 점검하라/ 명맥하게 따져보라/ 논리를 입증하라/ 오류를 밝혀내라
갈래별로 연결하라/ 항목에 따라 배열하라/ 요점을 제시하라/ 핵심을 강화하라
객관에 기초하라/ 마음으로 납득하라/ 냉철하게 판단하라/ 허심으로 주장하라
쟁점을 드러내라/ 명료하게 분석하라/ 중심을 잃지 말라/ 반론을 격파하라
방향을 잊지 말라/ 식견을 자랑말라/ 주제에 집중하라/ 초점을 잊지 말라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실용과 연계하라/ 갈래를 구분하라/ 본령을 망각말라/ 남을 감염시켜라
관념을 거부하라/ 로드맵을 제시하라/ 견문을 확대하라/ 상황을 장악하라
쓸모 있게 배치하라/ 새것을 창출하라/ 변화를 추구하라/ 실용을 강화하라
장점을 흡수하라/ 향상을 도모하라/ 끊임없이 변화하라/ 가능성을 고려하라
끊임없이 수정하라/ 거친 것을 다듬어라/ 첨삭하고 가공하라/ 대안을 제시하라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상식의 허를 찔러라/ 뒤집어 생각하라/ 상화에 적용하라/ 타성을 걷어내라
힘 있게 주장하라/ 비난을 감수하라/ 성심을 다하라/ 타협하지 말라
그른 길로 가지 말라/ 시비를 회피말라/ 신랄하게 비판하라/ 관행을 타파하라
본질을 꿰뚫어라/ 견주어 비판하라/ 비교하고 대조하라/ 객관성을 제고하라
추종을 거부하라/ 편견을 걷어내라/ 억탁으로 왜곡 말라/ 마음을 텅 비워라
8강 과정을 단축하라
작업을 분배하라/ 핵심역량을 강화하라/ 능력을 개발하라/ 능률을 극대화하라
목표량을 정해라/ 독려하고 경쟁하라/ 긴장을 놓지 말라/ 기록으로 보관하라
비판을 수용하라/ 보완을 유도하라/ 인정하되 지적하라/ 논리를 점검하라
정보를 수습하라/ 새롭게 바라보라/ 정리하고 정돈하라/ 시스템을 갖춰라
성격을 파악하라/ 차이를 인식하라/ 전체를 장악하라/ 세부를 구분하라
9강 정취를 깃들여라
부지런히 노력하라/ 성의로 다잡아라/ 꾸밈없이 소통하라/ 보람을 발견하라
미리 깨어 준비하라/ 탈출을 감행하라/ 기회를 활용하라/ 사물을 투시하라
선 자리를 사랑하라/ 의미를 찾아가라/ 공간을 경영하라/ 일상을 만끽하라
중심을 다잡아라/ 각성을 유도하라/ 여유를 잊지 말라/ 이치를 관조하라
품위를 유지하라/ 운치를 깃들여라/ 서울을 지켜라/ 맑은 꿈을 지켜라
10강 핵심가치를 잊지말라
애민의 뜻을 펴라/ 현실을 고발하라/ 감싸안아 보듬어라/ 분노하고 규탄하라
역경을 담대하라/ 절망을 딛고 서라/ 위기를 활용하라/ 근검으로 일어서라
실용을 우선하라/ 합리를 지향하라/ 실상을 파악하라/ 쓸모에 맞게 하라
장점을 강화하라/ 개성을 추구하라/ 잘하는 일을 하라/ 독창성을 지녀라
‘여기’에 바탕하라/ 우리 것을 중시하라/ 변화를 긍정하라/ 주체성을 잃지 말라
이렇게 한꺼번에 정리해 놓고 보니 아쉬운 점은 1강에서부터 10강까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 논문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을 쓰는 과정을 따라서 항목이 정해지고 나아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저자가 궁극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다산의 지식경영법뿐 아니라, 10강에서 밝힌 대로 다산의 핵심가치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역시 조금 아쉬운 감이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다산은 18세기 말과 19세기 초를 산 지식인이었지만 그의 지식경영법은 21세기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18세기는 청대 「사고전서」의 간행을 전후로 수많은 정보가 들어와 근대적 양태로 삶이 바뀌면 새로운 형태의 지식경영이 성행했다고 한다. 수집벽과 정리벽은 이 시기 지식인의 중요한 표징으로 널려 있는 정보를 수집, 체계적으로 정리, 유용한 지식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저자는 이 시기 지식인들을 ‘지식경영가’라고 부른다. 비록 시대는 200년 넘게 차이가 나지만 그 근본 가치나 원리에서는 변함이 없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하고, 정리하고 체계를 세워 새로운 지식으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다산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에서 이러한 지식경영을 실천하느라 방바닥에서 떼지 않던 복사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고 한다. 뼈에 구멍이 날 정도로 앉아서 공부를 하다니... 끊임없이 책을 읽고 초록을 하고 메모를 하여서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세월을 죽인 것이 아니라 세월을 지식의 탑으로 키워나갔다.
생물학적으로는 왜소하여 온갖 병으로 시달렸으나 결코 무너지지 않았던 인간 정신의 거인을 느낄 수 있었다.
봄이 오는 섬진강
■이 책을 읽으면서 초록한 구절들
▶서설
-그는 누구의 말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어떤 권위 앞에서도 주눅드는 법이 없었다. p 14
-먼저 필요에 기초하여 목표를 세운다. 관련 있는 자료를 취합한다. 명확하게 판단해서 효과적으로 분류한다. 분류된 자료를 통합된 체계 속에 재배열한다. p 15
-많은 경우 다산은 목표와 지침만 내렸다. ... 문제의 핵심은 지식을 편집하고 경영하는 안목에 있었다. ... 명확한 목표 관리와 체계적인 단계 수립, 여기에 효율적인 작업진행, 조직적인 역할 분담이 더해졌다. 다산은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한 야전사령관이었다. p 18
-그는 한 가지 편집원리로 경학과 경제의 핵심주제들을 관통하는 작업을 해냈다. 그 저변에 깔린 정신은 위국애민 네 글자뿐이었다. p 19
-연암은 높고 크고, 다산은 넓고 깊다. p 21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1. 파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여박총피법(如剝蔥皮法)
-수많은 정보를 앞에 두고 처음에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가치판단의 문제다. p 26
-먼저 핵심개념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갈라낼 수 있다. 핵심을 잡으려면 안목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p 28
-대개 논문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테마를 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산식으로 말해 ‘취서(就緖)’, 즉 실마리를 행해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 다산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존’과 ‘동찰’을 통한 상호보완을 제시했다. 靜存은 조용히 따지고 살펴 그 깨달음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이다. 動察은 이를 실제에 적용하여 맞는지 맞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때 주경과 궁리의 태도가 요구된다. 主敬이란 성심을 다해 주제에 몰입하는 것이다. 窮理는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탐색의 과정이다. 문제는 항상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라야 한다. p 29
-석 자를 파면 축축한 흙이 나오고, 여섯 자를 파면 탁한 물이 나오고 여기서 석 자를 더 파들어 가야 달고 찬 샘물을 얻을 수 있다. 이 샘물은 가뭄에도 절대로 마르는 법이 없다. p 30
-공부는 내 삶을 가치 있게 향상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p 32
2.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
-갈래를 나누고 종류별로 구분하라. 그렇게 해야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드러난다. ... 그런 다음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찾아내야 한다. 계통을 확립해야 한다... 일사분란하고 명약관화해야 한다. p 47
3.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져라 - 축기견초법(築基堅礎法)
-공부보다 먼저 인간이 되라는 얘기다. 공부의 바탕이 되는 근기는 효제의 덕성을 바탕으로 갖추어진다. 인간은 인간성에 바탕한 근기를 갖출 때 비로소 목표가 생긴다. p 49
-세상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변해야 할 것과 변해서는 안 될 것도 있다. 동서남북은 내가 어디에 있든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상하좌우는 내가 선 위치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가변적이다. ... 바탕을 다지는 일은 동서남북을 배우는 일이다. 현실에 적응하고 실제에 응용하는 것은 상하좌우의 분별과 관련된다. 상하좌우만 알아서는 방향을 잃었을 때 집을 찾아갈 수 없지만 동서남북을 알면 길을 잃고 헤매지 않는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동서남불은 경전의 말씀이다... 역사책은 상하좌우와 같다. p 51
4. 길을 두고 뫼로 가랴 지름길을 찾아가라 -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
-지름길을 찾아가란 말은 요령을 부리라는 말이 아니다. 노력을 덜 해되 된다는 말이 아니다. p 59
-주자는 “사람이 이익을 추구하면 이익도 얻지 못할 뿐 아리나 장차 그 몸을 해치고, 의리를 추구하면 이익은 따로 구하지 않아도 절로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말했다. 다산의 논법도 이와 흡사하다. p 61
-다산이 말하는 지름길이란 남들이 보기에는 돌아가는 길이다. ... 요즘식으로 말하면 이렇게 된다. 대학입시의 논술시험을 잘 보려면 논술학원에 보내면 안된다. 평소에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하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쓰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훨씬 낫다. 학원에 가면 답안작성 요령을 배울 수 있지만 막상 시험장에 들어가 문제지를 받아들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평소에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본 학생은 어떤 문제가 나와도 걱정 없이 써낸다. 그리고 그 역량은 평생을 함께한다. p 62
-학문에는 자기를 위하는 위기지학과 남을 위하는 위인지학이 있다. 위기가 먼저고 위인이 나중이다. p 66
-다산은 말한다. 지름길을 찾아라. 더뎌 보이는 길이 지름길이다. p 68
5. 종합하고 분석하여 꼼꼼히 정리하라. - 종핵파즐법(綜覈爬櫛法)
-종핵파즐은 복잡한 것을 종합하여 하나하나 살피고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고 헝클어진 머리칼을 빗질하듯 깔끔하게 정리해낸다는 뜻이다. p 69
-공부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 공부는 깊게 들어가서 얕게 나와야한다. 세게 공부해서 쉽게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p 70
-종합은 흩어진 것을 모으고, 핵심은 중요한 것을 추린다. p 73
-격물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의 의미에 대해 끝장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격물을 통해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 격물치지다. p 77
-모르던 것을 하나씩 깨쳐나가는 동안 앎이 내 안에 축적되고 그 앎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 지혜가 된다. 다산에 따르면 격물치지란 무엇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할지를 아는 것이다. 바깥 사물에 대한 격물치지도 중요하지만 이치를 따져 내 삶 속에 깃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일러 궁리진성(窮理盡性)이라 한다. 격물치지와 궁리진성,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방향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한의 완성된 인격을 추구한다. p 78
2강 정보를 조직하라
6. 목차를 세우고 체재를 선정하라- 선정문목법(先定門目法)
-논문을 쓰든 저술을 하든 아니면 어떤 과제를 정리하든 가장 먼저 할 일은 목차와 개요를 세우는 것이다. 목차를 세우려면 우선 머릿속에 전체 얼개가 짜여야 한다.. p 81
-목차는 생각의 지도다. 범례는 생각의 나침반이다. 지도와 나침반이 없이 항해를 떠날 수 없듯이 제대로 된 목차와 범례 없이 큰 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법이다. p 90
7. 전례를 참고하여 새것을 만들어라. - 변례창신법(變例創新法)
-다산은 언제나 관련 참고서적을 수집하는 일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목차를 검토하고 범례를 비교하여 그 많은 정보를 당면과제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재배열했다. p 95
-다산은 말한다. 전에 없던 새것은 없다. 모든 것은 옛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모범을 찾아라... 내가 옛것에서 배울 것은 생각하는 방법뿐 그 내용은 아니다. 옛사람의 발상을 빌려와 지금에 맞게 환골탈태하라. p 101
8. 좋은 것을 가려 뽑아 남김없이 검토하라- 취선논단법(取善論斷法)
-취선논단은 여러 정보 가운데 가치 있는 것만 추려내어 다시 하나하나 타당성을 따져보고 검토하는 것이다. p 102
-많은 정보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 유용한 자료를 취하고 쓸모없는 자료를 버릴 수 있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하나하나 따져서 진위를 헤아리고 정보의 값을 매겨라. 문제는 나에게 있다. 자료에 있지 않다. p 112
9. 부분을 들어서 전체를 장악하라 - 거일반삼법(擧一反三法)
-하나를 듣고 열을 아는 것을 진실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들어 둘을 알고 한 모서리를 들어 세 귀퉁이를 뒤집는 것은 또한 학문하는 사람에게 늘상 있는 일입니다. p 113
-책을 초록해 적는 것은 한 모서리를 들어 세 귀퉁이를 뒤집는 방법이다.
10.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아라 - 휘분류취법(彙分類聚法)
-휘분류취는 자료를 모아 분류한 다음 종류에 따라 다시 한데 묶어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 촉류방통이 계통 있는 학습에 주안을 둔다면 휘분류취는 자료의 섭렵과 정리 과정에 중심이 놓인 말이다.
-다산은 말한다. 복잡한 문제 앞에 기죽을 것 없다... 먼저 모으고 그 다음에 나눠라. 그런 뒤에 그룹별로 엮어 다시 하나로 묶어라. 공부는 복잡한 것을 갈래지어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다. ... 서랍정리 잘하는 사람이 공부 잘하는 사람이다. p135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11. 읽은 것을 초록하여 가늠하여 따져 보라 - 초서권형법(鈔書權衡法)
-초서권형은 책을 읽으면서 그때그대 필요한 자료를 초록하며 정보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순서로 보면 저울질이 먼저고 그 다음이 카드작업이다. p 139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발췌하려면 먼저 정보를 발췌하는 주체의 주견이 확립되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이 책을 읽는가? 이 책 가운데서 어떤 정보가 유용한가? 왜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마련한 뒤라야 카드작업의 효과가 나타난다. p 140
12.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라 -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
-생각을 붙들어두는 방법으로 메모보다 좋은 것은 없다. p 149
-다산은 맹목적이고 무모한 독서를 배격하고 끊임없이 중요한 부분을 베껴 쓰고,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는 방식의 독서를 되풀이 강조했다. p 153
-메모도 해봐야 요령이 생긴다. 처음엔 두서가 없다가도 나중엔 방향이 생긴다. 방향이 생겨야 집중력도 생기고 작업에 가속도가 붙는다. p 154
-즉각적인 메모방법을 질서(疾書)라고 한다. 질(疾)은 질주(疾走)라는 말에서 보듯 ‘빨리’의 뜻이다. 그러니까 질서는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빨리 적는 것을 말한다... 이 질서정신의 핵심은 바로 의문을 품는 데 있다. p 155
-이런 자세한 여행기는 절대 놀라운 기억력의 산물이 아니다. 꼼꼼한 메모의 결과다. p 159
13. 되풀이해 검토하고 따져서 점검하라 - 반복참정법(反覆參訂法)
-다산은 말한다. 공부는 따지는 데서 시작해서 따지는 것으로 끝난다. p 169
14. 생각을 정돈하여 끊임없이 살펴보라-잠심완색법(潛心玩索法)
-잠심완색의 목적은 융회관흡에 있다. 전에도 하나도 모르던 것이 어느 것 하나 모를 것 없는 상태로 올라서는 것이 융회(融會)이고 한 꿰미로 꿰어 속속들이 무젖어드는 것이 관흡(貫洽)이다. p 173
15. 기미를 분별하고 미루어 헤아려라 - 지기체마법(知機揣摩法)
-지기췌마는 기미를 미리 알아 미루어 헤아려 준비하는 것이다. p 181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16. 질문하고 대답하면 논의를 수렴하라. - 질정수렴법(質定收斂法)
-질정수렴은 질의와 응답으로 이어지는 토론이다.
-성호 이익도 혼자 공부하면서 의문나는 점과 깨달은 사실을 그때그때 메모하는 질서 방식과 함께 서신왕래를 통해 강론하고 토론하는 리택의 방법을 제시했다. 리택(리澤)은 주역 태괘에 나오는 말로 아래위의 연못이 이어져 있어 서로 물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을의미한다. 그래서 사제와 붕우간에 서로 도와 학문에 덕을 쌓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즐겨 쓴다. p 200
-공부하는 사람은 무조건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메모는 생각의 씨앗이다. 혹 불면 날아갈 기억을 발아시키려면 메모가 필요하다. p 201
17. 끝까지 논란하여 시비를 판별하라 - 대부상송법(大夫相訟法)
-대부상송이란 춘추시대 대부들이 서로 시비가 엇갈려 이를 가릴 수 없을 때 소송을 걸어 증거로 따지고 논란하여 제3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p 205
18. 생각을 일깨워서 각성을 유도하라 - 제시경발법(提撕警發法)
-제시는 붙들고 하나하나 일깨워 줌을 말한다. 경발은 깨우쳐 오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p 215
-네 영혼의 각성을 위해 힘써라. 누구나 처음에는 안 된다. 차근차근 따지고 살피고, 곁에서 일깨워주어 깨달아가는 것이다. p 224
19. 단호하고 굳세게 잘못을 지적하라 - 절시마탁법(切偲磨濯法)
-절시마탁은 잘못을 바로잡고 책선해서 역량을 갈고닦는 것이다. p 225
-남을 칭찬하는 것이야 나쁠 게 없지만 공부의 자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겸손이 미덕이긴 해도 토론의 자리에서는 안된다. p 227
-다산은 먼저 사기종인(舍己從人)할 것을 권한다. 자기의 고집을 버리고 남의 비판을 따르라는 말이다. 그 반대가 택선고집(擇善固執)이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어붙여 굳게 붙드는 것이다. ... 공부하는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로 다산은 다시 개과불린(改過不吝)을 꼽았다. 잘못되었다 싶을 때 즉각 그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p 230
20. 근거에 바탕하여 논거를 확립하라 - 무징불신법(無徵不信法)
-무징불신은 증거가 없으면 믿지 않는다는 뜻으로 예기에 나오는 말이다. p 235
5강 설득력을 강화하라
21. 유용한 정보를 비교하고 대조하라 - 피차비대법(彼此比對法)
-피차대비는 오늘날의 문장수사학으로 보면 비교와 대조의 방식이다. 다산은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경증경, 즉 경전의 내용을 다른 경전과 대비하여 밝히는 방식을 제시했다. p 249
-논거를 못 찾겠다고 답답해하지 마라. 보는 방법만 바꾸면 널린 것이 증거요, 논거다. 억지 부리지 말고 근거로 말하라. 증거로 설득력을 강화하라. 증거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 p 259
22. 갈래를 나눠서 논의를 전개하라 - 속사비사법(屬詞比事法)
-속사비사는 글을 엮을 때(속사) 적절한 예시를 함께 얹는 것이다. 주로 인물이 전기나 행장을 쓸 때 요긴한 방법이다. p 260
-다산은 말한다. 글을 쓸 때는 가닥을 잘 잡아야 한다. 적절한 예시와 알맞은 인용은 글의 설득력을 강화한다...글 쓰기 전에 먼저 핵심개념을 잡아라. 덮어놓고 가지 말고 갈 길을 알고가라. p 270
23. 선입견을 배제하고 주장을 펼쳐라 - 공심공안법(公心公眼法)
다산은 말한다. 선입견을 버려라. 편견은 학문의 독이다. p281
24. 단계별로 차곡차곡 판단하고 분석하라 - 층체판석법(層遞判析法)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 즉 옳고 그름의 저울이고, 하나는 이해 곧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이다.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등급이 생견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으뜸이다.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p 282
-다산의 총체판석법은 논설문 성격의 분석적인 글쓰기에서 묘미를 발한다. 다산은 늘 문제의 층위를 나누고 갈래를 구분하여 복잡한 생각들을 교통정리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다. p283
25. 핵심을 건드려 전체를 움직여라 - 본의본령법(本意本領法)
-본의본령은 작업을 함에 있어 핵심가치를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작업에 바탕이 되는 뜻이 본의이고 작업의 의미와 의의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 본령이다. p 292
-다산에게 편집형식의 초점이 없는 비망록은 책을 저술하기 위한 참고자료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체가 책은 아니었다. p 298
-다산은 말한다. 아는 것을 다 자랑하려 들며 본의를 세울 수 없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본령이 드러나지 않는다. p 301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26.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하라 - 강구실용법(講究實用法)
-실용을 강구한다는 말은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아무리 저 좋아하는 일이라도 목표 없이는 안된다. p 305
-공부는 왜 하는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한다. 무엇이 사람다운 것인가? 인간의 근본도리에 충실한 것이 사람다운 것이다. p 306
-다산의 견지에서 볼 때 수기에만 안주하는 학문은 학문이랄 것도 없었다. 나에게서 말미암은 공부가 미루어 남에게까지 확산될 때 비로소 그 학문이 보람을 가질 수 있다. ... 정수칠에게 준 글에서도 서경에 나오는 배움이 학문의 절반이요 가르침이 학문의 절반이라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를 역시 수기와 교인(敎人)으로 가르고 이 두가지는 서로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것이므로 학문에 뜻을 둔 사람은 마땅히 경세의 학문에 유념을 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p 308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그 힘으로 남까지 감염시키는 공부를 하라고 했다. p 313
27. 실제를 적용하여 의미를 밝혀라 - 채적명리법(採適明理法)
-채적명리는 적합한 방법이나 적절한 예시를 채택하여 의미 또는 의의를 밝히는 것이다. p 315
28. 자료를 참작하여 핵심을 뽑아내라 - 참작득수법(參酌得髓法)
-복잡하고 어수선한 상태의 자료를 살펴서 핵심만 추려내는 것이 참작득수법이다. p 328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나름대로 하고 되는 대로 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 p 338
29. 좋은 것을 가리잖고 취해 와서 배워라 - 득당이취법(得當移取法)
-다산은 말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을 뿐 네 것과 내 것은 없다. 부족한 것은 익히고 필요한 것은 배워라. p 349
30. 단계별로 다듬어 최선을 이룩하라 - 수정윤색법(修正潤色法)
-수정윤색은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고치고 다듬어서 완성된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p 350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31. 발상을 뒤집어 깨달음에 도달하라-일반지도법(一反至道法)
-일반도지는 한 차례 생각을 돌이켜 깨달음에 이른다는 말이다.p 363
-선악을 분별하는 것을 명(明)이라고 하고 시비를 판별하는 것을 철(哲)이라 합니다. 또 어리고 약한 것을 붙들어 잡아주는 것을 보(保)라고 하지요. 보(保)란 보이니 곁에서 부축하여 지켜준다는 말입니다. p 370
32. 권위를 극복하여 주체를 확립하라 - 불포견발법(不抛堅拔法)
-불포견발은 포기하지 않고 굳세게 나아가는 것이다. p 374
33. 도탑고도 엄정하게 관점을 정립하라 - 독후엄정법(篤厚嚴正法)
-공부의 길에는 옳고 그름이 있을 뿐 좋고 나쁨은 없다...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들으려거든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p 396
34. 다른 것에 비추어 시비를 판별하라- 대조변백법(對照辨白法)
-대조변백은 이것과 저것을 대조하고 꼼꼼히 살펴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 누가 봐도 옳고, 언제 봐도 틀린 것은 별로 없다. ... 현상의 안쪽에 숨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이 필요하다. p 398
-념(念)은 지금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다. 머금다[含]에서 나왔다. 마음속에 머금고 있는 생각인 셈이다. 상(想)은 상(相), 즉 이미지로 떠오르는 생각이다. 사(思)는 머리로 따져 하는 생각이고, 려(慮)는 짓누르는 생각이다. p 399
-독창성과 창의성은 객관성의 바탕 위에서만 빛난다. p 408
35. 속셈 없이 공평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 허명공평법(虛明公平法)
-허명공평은 마음을 텅 비워 다른 속셈이나 전제를 깔지 않고 과제를 탐구하는 태도를 말한다. p 4094
-허명공평의 공부는 간결함에서 나온다. 마음을 텅 비워야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집착을 버려야 객관적인 시선을 얻을 수 있다. p 419
8강 과정을 단축하라
36.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 - 분수득의법(分授得宜法)
-분수득의는 작업을 진행할 때 역량에 딸 역할을 나누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p 423
-훌륭한 조직은 리더의 탁월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간의 단단한 팀워크를 통해 만들어진다. p 424
-리더 없이도 저절로 굴러갈 수 있도록 팀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이 그 과정에서 리더십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p 425
-집체작업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저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을 골라 믿고 맡겨라. p 432
37. 목표량을 정해놓고 그대로 실천하라 - 정과실천법(定課實踐法)
-목표를 세워 전체 규모를 장악해야 한다. 목표는 하루 단위로 쪼개 확실하게 실천해라. 달성하지 못할 목표를 세웟는 안된다. p 444
38. 생각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단련하라 - 포름부절법(庖廩不絶法)
-포름부절은 계속되는 토론을 통해 문제를 심화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것이다. 포름이란 고기와 쌀을 가리킨다. ... 학문의 길에서 훌륭한 토론자의 지적과 일깨움은 정신의 고기요 쌀이다. p 445
-혼자보다 둘이 낫고, 둘보다 여럿이 낫다. 남의 말에 귀를 막고 있으면 발전은 없다. p 454
39. 동시에 몇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 어망득홍법(魚網得鴻法)
-어망득홍은 물고기를 잡으려고 쳐둔 그물에 기러기가 걸린다는 말이다. p 455
-모든 자료는 방향과 시각을 바꿔보면 모두 새롭다. p 460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긴장을 놓지 않으면서 정밀함을 유지하려면 평소에 생각의 날을 벼리고 정리를 습관화해야 한다. 다산은 끊임없이 초서하고 틈만 나면 정리했다. p 461
40. 조례를 먼저 정해 성격을 규정하라 - 조례최증법(條例最重法)
-조례최중은 일을 진행할 때 현재 하고 있는 작업의 성격과 특성을 명확히 파악해 거기에 맞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p 466
-다산은 심삼경책에서 경전을 해석하는 세 가지 태도를 말한다. 전문과 사승, 그리고 의해가 그것이다. 전문(傳聞)은 말 그대로 전해 오는 것을 들은 것이다. 사승(師承)은 스승이 직접 가르쳐 준 것을 이어받는 것이다. 의해(意解)는 자기의 의사를 가지고 풀이하는 것이다. 전문과 사승은 시대의 선후가 중요하고 옛날에 가까운 것을 취하는 것이지만, 의해는 시대의 선후는 문제되지 않는다. p 476
9강 정취를 깃들여라
41. 정성으로 뜻을 세워 마음을 다잡아라 - 성의병심법(誠意秉心法)
-다산은 말한다. 성심으로 노력하라 복사뼈가 세 번 구멍 나고 벼루가 여러 개 밑창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공부해서 무엇에 쓰겠느냐고 묻지 마라. 공부는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없어 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책을 안 읽고 무슨 일을 하겠느냐? 백 년도 못 되는 인생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을 살다 간 보람을 어디서 찾겠느냐? p 495
42. 아름다움 경관 속에 성품을 길러라 - 득승양성법(得勝養性法)
-문리가 터진다는 말은 어려운 글을 줄줄 읽게 된다는 말이 아니다. 사물의 행간을 읽고 맥락을 소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p 504
-책만 책이 아니다. 천지만물이 다 책이다. 툭 트인 생각, 걸림 없는 마음은 자연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 p 507
43. 나날의 일상 속에서 운치를 깃들여라 - 일상득취법(日常得趣法)
-일상득취는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운치를 찾아 누린다는 말이다. p 508
-내가 마음을 붙여 성품을 기르며 지낼 수만 있아면 그곳이 바로 승경이요 도원이다. p 511
-다산팔경 : 불장소도(拂墻小桃, 담장을 스치는 작은 복숭아나무), 박렴낭서(撲簾狼恕, 주렴을 부딪히는 버들솜), 난일문치(暖日聞雉, 따뜻한 봄날 들려오는 꿩울음소리), 세우사어(細雨飼魚, 보슬비 속에 물고기 밥 주기), 풍전금석(楓纏錦石, 단풍나무 뿌리로 칭칭 감긴 비단바위), 국조방지(菊照方池, 네모난 연못에 비친 국화), 일오죽취(一塢竹翠, 대나무가 푸른 언덕), 만학송도(萬壑松濤, 파도소리 같은 솔바람)
-일상의 공간에 마음을 쏟아라. 굳이 먼 데를 기웃거리지 마라. 명승지를 찾아다닐 것도 없다. 내가 사는 공간에 정성을 쏟아 그곳에서 일상의 기쁨을 만끽해라. 생활 속에 운치를 깃들이는 일, 그를 통해 삶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은 몸은 비록 티끌세상에 묶여 있어도 마음은 훨훨 자유로운 경계 속에 노닐게 하는 일이다. p 520
44. 한마디 말에도 깨달음을 드러내라 - 담화시기법(談話視機法)
-담화시기는 일상의 대환 주고받는 글 속에 번쩍이는 깨달음을 드러내 보인다는 말이다. p 521
45. 속된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라- 속중득운법(俗中得韻法)
-속중득운은 학문 외적인 일에 있어서도 공부의 방법을 미루어 속되지 않은 격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공부가 본 궤도에 오르면 이것과 저것의 간격이 허물어진다. p 532
-마음 속에서 속된 기운을 걷어내라. 하지만 생활을 외면하는 것을 고고한 것으로 착각하지 마라. 무능에서 나온 적빈과 군자의 맑은 청빈은 전혀 같지가 않다. 청빈을 즐길 뿐 적빈을 자랑하지 마라. p 542
10강. 핵심가치를 잊지 말라
46. 위국애민 그 마음을 한시도 놓지 말라 - 비민보세법(裨民補世法)
-비민보세는 백성의 삶에 도움을 주고 세상을 바로잡는 데 보탬이 된다는 말이다... 다산의 삶과 학문을 통해 일관되게 드러내는 핵심가치의 첫 번째 지향은 바로 비민보세에 놓인다. p 545
-자기과시의 현학취미, 자기만족을 위한 공부, 상아탑의 엄숙주의, 이런 것들을 다산은 깊이 혐오했다. p 546
47. 좌절과 역경에도 근본을 잊지말라 - 간난불최법(艱難不摧法)
-간난불최는 어떤 역경이나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다는 말이다.p 556
-내가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진실로 또한 큰일이긴 하다. 하지만 죽고 사는 일에 견준다면 하찮은 일이다. p 558
-주막집 뒷방에 사의재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생각은 담백하게, 외모는 장엄하게, 말은 적게, 행동은 무겁게 한다는 네 가지를 마땅히 지키겠노라는 다짐을 세웠다. p 563
48. 사실을 추구하고 실용을 지향하라 - 실사구시(實事求是)
-다산의 모든 밑바탕에 깔린 핵심가치 세 번째 지향은 실사구시정신이다. p 567
-작업에 앞서 쓰임새를 생각하라. 왜 이 작업을 하는지, 목표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먼저 점검하라. p 578
49.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라. - 오득천조법(吾得天助法)
-오득천조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말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해서 기쁘고, 안 할 수 없고, 내가 다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라. p 590
50. 지금 여기의 가치를 다른 것에 우선하라- 조선중화법(朝鮮中華法)
-조선중화란 조선을 문화적 선진인 중화로 여긴다는 뜻이다. p 591
-다산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지금 여기’의 주체성을 부단히 강조했다. p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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