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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가르침

의사소통, 그 어려움과 중요성

by 뭇새 2011. 8. 4.

  2011년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30시간의 학교컨설팅(학교경영 분야) 심화연수를 부산대학에서 받았다. 기초 연수를 받은 지 1년 반만이었다.  기초 과정에서 들었던 컨설팅에 관한 개관을 바탕으로 실제 컨설팅을 나갔을 때 준비단계에서부터 실행과 마무리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절차를 실습 위주로 연수는 진행되었다.

 

  한 강사가 들어와서는 A 4 용지 한 장을 나누어주면서 반으로 자르라고 한다. 잘라서 옆 사람과 나누어 가지고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는 한 사람이 술레가 되어서 종이를 접되 등을 댄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설명을 듣고는 따라서 접으라고 하였다. 각자의 행동은 보지 않고 설명만을 듣고 따라하는 것이다. 그렇게 종이접기를 자유롭게 한 후 각자의 종이를 펴서 두 사람이 맞추어 보라고 하였다.

  나와 짝지가 된 교장선생님의 설명을 들면서 내가 열심히 따라 접었는데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전혀 다른 모양으로 접힌 것이었다. 보지 않고 설명만을 들고 따라하다보니 단계마다 의문이 많이 들었다. 긴 쪽으로 접으라고 했는데 그 긴쪽이 가로인지 세로인지 분명하지 않아서 그때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다음은 내가 술레가 되어서 설명을 하고 상대가 내 설명에 따라 접기 시작하였다. 처음의 실패를 교훈 삼아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역시 실패...

 

  강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는데 이해가 안 되면 질문을 했는지요?"

질문을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질문은 하지 않고 듣기만 하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여 실행했던 것이다. 서로 대화를 했더라면 성공의 가능성이 더 컸을 것이다.

 

  컨설팅이든 수업이든, 일상생활이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다.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공통의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 공통의 언어라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러니 말하는 이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 자세히 말하고, 듣는 이는 경청한 뒤 모르면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는 것은 자기 기준일 뿐이다.

 

  이 한번의 실습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절감하였다. 내가 아는 것과 상대가 아는 것이 다르고, 내가 생각한 대로 상대가 생각해 주지 않는다. 이심전심이라는 것은 마음을 나눈 시간의 퇴적물인 셈이다. 마음을 나눈 시간이 퇴적층을 이루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 이심전심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먼저이다.

성인 간의 일상적 대화에서도 이럴진대 성인인 교사와 성인이 아닌 학생 간의 교수-학습 과정은 의사소통 불일치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배움과 가르침은 서로 간의 의사를 일치시키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 일치를 위해서는 잘 들어주고, 잘 설명해주고, 모르는 것은 묻는 것이 기본이다.